어쩌면 인간은 지구상에 온갖 쓰레기만 양산하는,파렴치한 동물일지도 모른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이제 지리산 능선 산행도 절반을 더 지났다. 머지않아 덕평봉이 나올 것이다. 어서 빨리 가 이씨 노인이 그윽하게 내려다보는 선비샘에서 시원한 약수라도 한 잔 마시고 싶다. 그 샘가에는 지리산에서 지천으로 피어나는 들꽃들처럼 어렴풋한 전설들이 몇 개 떠다닌다.먼 옛날 지리산 덕평봉 기슭 아래 그 봉우리 이름을 딴 듯한 덕평 마을이 있었다. 마을에는 이씨 성을 가지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조상 대대로 내려온 화전민의 자식으로 가난에 쪼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필자의 경우 애서가로 책 수집을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나다보니 날마다 책이 쌓여만 갔다. 집에도 사무실도 온통 책이다. 책이라면 국보급부터 문화재까지 서지학자로 거쳐가지 않은 책이 없었지만 갈수록 수집의 욕심은 늘어만 가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지나놓고 보면 이렇게 살고 싶었던 건 아닌데 말이다. 대학로 사무실이나 집은 책의 창고다. 만 여권의 도서를 갖춘 도서관 같아 책을 읽고 글을 쓰기엔 참 좋다. 그러나 다산동 사무실은 가능한 짐을 최소화하고 안 들여 놓으려 했다. 오히려 편하게 생각하는 공간을 더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서울디자인재단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더 나은 삶과 일을 위한 공간 제안’을 주제로 전시를 연다. 전시회는 코로나 시대에 집에 대한 가치와 공간의 의미를 환기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는 두 건축가 조병수(BCHO파트너스 대표)와 최욱(원오원아키텍스 대표)이 합작해 작품을 만들었다.두 건축가는 1990년대부터 활동했다. 작은 집부터 대기업 프로젝트까지 선보이며 한국 건축계에서 명성을 얻었다.이번 전시에서는 두 건축가가 직접 설계하고 거주하는 자택
[이모작뉴스 윤철순 기자] 서울시50플러스재단(재단)이 서울시 50+세대(만 50~64세)의 은퇴 이후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하반기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재단은 하반기 256개 교육 과정 수강생 5270명을 모집하는 한편, 프로그램 절반(43%) 가까이를 온라인·비대면으로 운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캠퍼스 휴관이 장기화됨에 따라 온라인 방식의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재단은 이번 하반기 교육 프로그램들이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한 교육 콘
도심 개천에서개천물이 맑아지고모래톱이 생겨나니아이들이 개천으로 들어왔다고기들이 알을 낳고새들이 찾아오니아이들이 텀벙텀벙, 개천으로 들어간다도시에서 점점 자연이 사라지고매연과 세재 냄새가 코를 찌르니아이들 동심이 자연으로 간다코로나가 찾아오고너와 나를 단절시키고입까지 막으니본능이 자연 속으로 불러낸 것이다초하(初夏), 온 산이 진녹색으로몸서리치는 계절,아이들이 두 발을 걷고개천으로 들어간다 - 도심개천에서 /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금방 물러가겠지, 금방 물러가겠지하며, 한 달, 두 달, 기다려왔던 것이 이제 우리 곁에 딱
이 세상에 모든 무명(無明)을 없애주소서살아있는 것들에게가장 숭고한먹기 위해,제 몸보다 수백 배 큰만다라를 끌고,사람들이 잠든 후막 생을 마감한경전을 끌고,야단법석(野壇法席) 중이다- ’만다라 –치앙마이에서‘, 윤재훈절 입구에 인도 흰두의 신들인 등의 동상이 서 있다. 뙈약볕 아래 한 사내가 시멘트로 여러 가지 성물을 만들고 있는데, 붓다를 다듬은 그의 손길이 진지함을 넘어 성스럽기까지 하다.이 세상에 모든 무명(無明)을 없애게 해달라고 빌었던 ‘빈녀의 일등&rs
[이모작뉴스 김지수 기자]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른데, 죽음의 방식은 왜 같아야 할까? 종교가 있든 없든, 고인이 어떤 정치적 지향을 가졌든 간에 한국의 장례식은 하나같이 비슷한 모양새다.책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는 그간의 노력이 담긴 ‘시체 시리즈’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케이틀린 도티'는 20대에 화장터에 취직해 여성 장의사로 일한 경험을 담은 전작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상업화, 기업화된 장례 문화와 죽음에 대해 솔직한 대화
[이모작뉴스 김지수 기자] 우리의 삶에서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음식은 우리 삶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양식이며, 그 사람의 식습관을 보면, 삶의 방식을 알 수 있다. 제6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음식과 영화를 매개로 세계 곳곳의 다양한 삶의 모습과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축제다. 국내 최초 음식 테마 영화제로, 10월 6일부터 11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열린다.인생의 맛과 여유를 갖게하는 음식영화들은 바쁜 일상에서 지친사람들에게 맛있는 힐링을 하게 한다. 또한 음식영화제는 건강한 먹을거리와 생활에
[이모작뉴스 정남진 기사] 그의 이름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국민강사’라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강연가 김미경이다. 그냥 강연가가 아니라, 꽤 잘나가던 강연가였다. 그런데, 그도 코로나 직후 수입이 제로가 되었다. 온 세계를 급습한 코로나의 재앙을 그도 피할 수 없었다.올초부터 지난 몇 달 간 그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쳤고, 결국 코로나19 이후 ‘살아가는 공식, 돈 버는 공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깨닫게 됐다.그리고 그는 스스로 변화했다.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초기화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우울, 불안, 짜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위 ‘코로나 우울’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까지의 사회적 관계가 모두 깨진 탓이다.일례로 피부 접촉을 통해 서로의 친근감을 확인했던 악수는 주먹을 부딪치는 ‘주먹 악수’로 바뀌었다. 회사에서는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가 증가했고, 학교에서도 원격강의 비중이 커졌다. 이전까지 당연히 직접 만나서 했던 많은 일들이 모
아지트 갤러리, ‘양한모 대표’ “누구를 잘라 내거나 소외시키지 않고,한곳을 바라보며 아름답게 늙어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모든 화랑인들에게 인사동의 진출은 꿈일 것이다. 그런데 화랑을 시작한지 5년여 되었다는 은 이번에 그 꿈을 이루었다. 그리고 개관식까지 마치고, 현재 백동현의 전이 열리고 있다. 왜 아지트(AZIT)일까, 약간 음침한 냄새까지 난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뭘 하겠다는 건가? 가만히 한 번 엿보고 싶다. 그런데 욕심 많게도 ‘A부터
“그물 속으로 지나가도 바람은 걸리지 않은데,천지간(天地間)으로 걸어가도 나는 날마다 걸린다.”- 금강경 미얀마 국경이 보이는, 오후 무렵이면 그 옛날 우리의 넝마주의처럼 전통복장을 입고 망태를 맨 카렌족 아낙들이 강마을을 지나간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재배한 푸성귀를 지고 새벽 타일랜드 산속 국경 검문소를 넘어와 종일 팔고 이제 돌아간다. 손에 쥔 돈은 몇 푼 안되리라. 때로는 거리를 거닐면서 팔기도 하는데, 경제력의 차이에 남의 나라까지 넘어온 소수 오지민족들의 고단함이 절절이 배어난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 급격해진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세가 대단하다고 한다. 반면에 서울의 남대문 시장, 부산의 자갈치 시장, 전국 유명 백화점 등 소비 유통의 오프라인 마켓은 모두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학적 발전이 대단하여도 기술은 아직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그래서 지금 대면접촉 관련 모든 세상살이는 마스크와 소독, 위생청결 같은 물리적 차단방역 하나로 버티는 상황이다. 그리고 자연스런 호흡이 안 되는 교류불통의 고통은 너무나 크다. IT시대에 AI로봇이 인간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는 것은 일단 면 마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10여 년 전 인도의 수도 뉴델리 거리를 거닐 때가 생각이 난다. 서울거리를 거닐다 온 사람인데도, 그 거리는 도저히 거닐 수가 없었다. 넓은 도로에 거북이 걸음의 자동차와 매연, 경적소리, 그 틈새를 요행히 끼여 가는 사람들의 소음, 거기다 40도 가까운 불볕더위, 이건 여행을 온 게 아니라, 어디 극기 훈련이라도 온 기분이었다.거기에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작은 오토바이 택시들과 개인용 오토바이, 사람들까지 뒤엉켜 그야말로 ‘교통지옥’을 연상시켰다. 단 1분도 그 거리에 서 있기가
“집은 삶의 보석상자다.”-모더니즘의 거장 르 크로뷔지에지난해 세밑 마지막 날 가족들과 서울 광화문에 있는 영화관 시네큐브를 찾았다. 제목은 였다. 처음에는 영화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다큐멘터리였다. 주인공은 90세의 건축가 츠바타 슈이치 할아버지와 87세의 히데코 할머니. 둘이 합쳐 177살. 둘이 ‘씨’를 불러주며 65년을 함께 산 부부 이야기였다. 부부는 50년 살아온 집에서 과일 50종과 채소 70종을 키우며 살아간다. 정원에는 새들이 모여든다. 히데코가 만든 항아